http://www.fuse.tv/2016/06/best-albums-of-2016-so-far#15

 

 

 

 

 

 

퓨즈티비 에디터 제프벤자민 트윗

 

https://twitter.com/Jeff__Benjamin/status/748392739205689344

 

 

 

 

 

김종현 최고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216

 

[김학선의 소리 나는 리뷰] 좋아 外

 

 

‘강박’ 없이 산뜻한, 종현의 신보

 

 

종현 <좋아 - The 1st Album> (2016. 5. 24.)

 

 

H.O.T. 때부터였을 것이다. 아이들 그룹(의 멤버들)은 (나로선 그 구분의 기준을 모르겠지만) ‘아티스트’로 인정받기 위해서 자작곡을 앨범에 욱여넣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부분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인정받기 위한 ‘강박’만이 느껴졌을 뿐이다. 종현의 첫 앨범을 들으며 감탄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그런 강박의 구습이 전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종현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그 가운데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할 수 없는 건 다른 잘하는 이들에게 맡길 수 있는 안목이 있었다. 다섯 번째 트랙 ‘AURORA’를 반복해 듣는다. 6년 전 흑인음악 애호가들에게 기쁨을 준 앨범 <Get Real>을 만들었던 디즈가 편곡한 곡이다. 디즈의 색깔이 듬뿍 담겨있는 디즈의 곡이지만 종현이 만들고 부른 곡이기도 하다. 이런 협업을 통해 종현은 자연스레 한 단계 위로 올라선다.

 

 

 

 

 

http://idology.kr/7036

 

아이돌로지

 

퓨처베이스의 영향권 내의 요소들이 거의 모든 트랙에 포함되면서 앨범의 큰 뼈대를 이루고 있다. 재밌는 것은 그 모든 것이 특징적인 공간의 질감을 형성하면서도 철저히 '반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르를 깎아낸 가요'는 아니다. 가성을 매우 적극적으로 쓰면서 레이어를 겹쳐 쓰는 종현의 보컬이 그 반주와 밀도 높게 맞아떨어져 한 덩어리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것이 섬세하게 쓰여진 가사와 풍성하고 연극적인 표현력을 등에 업고 '노래'로서 치밀하게 완성된다. 퓨처베이스를 위시한 최근의 장르적 혼종들, 때론 과거의 ('감상용 일렉트로닉'이란 패러다임의 장르명) '일렉트로니카'를 연상케 하는 방법론, 그리고 노래가 중심에 오는 케이팝이 묘하게 한 곳에서 만난다. 어쩌면 팝으로서는 빽빽해서 (마치 시종일관 눈에 힘을 준 종현을 보는 듯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일까. 하지만 이 음반은 흘려보내기보다 정색하며 들어볼 가치를 넉넉히 입증한다. 'Moon', 'Aurora', 'Suit Up'을 추천한다. ('샤이니 종현'이 더 그립다면, 'Cocktail'이 즐거울 수 있겠다.)


 

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다양하게 담으려 했다는 인상을 주는 앨범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과도하게 몰아붙이지 않으면서도 서로 다른 색깔의 곡에 최대한 어울리는 창법을 구사하려는 종현의 노력 또한 느껴지는데, 특히 'Moon'이나 'Aurora'처럼 소화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곡들에서도 보컬을 절제하면서 앨범의 전체적인 톤을 조율하는 점이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대중적이지 않은 선곡이라 취향을 탈 수는 있겠지만 팬들에게는 그만큼 오랫동안 들으며 즐길 수 있을 만한 (좋은 의미의) 떡밥이 될 것 같은 앨범이다. 본인의 취향에 가장 맞는 곡은 'Red'.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36&aid=0000036598

 

[한겨레21] 실력파 아이돌 종현의 첫 정규 앨범 <좋아> 찰떡궁합 협업으로 만든 ‘아르앤드비’

 

 

 

 

기억을 한번 되돌려보자. 지금은 즐거운 추억팔이 대상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 같은 젝스키스지만, 그들이 한창 활동하던 때 그 시절은 아이돌 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녹록지 않았다. H.O.T.와 젝스키스. 라이벌이니까 공평하게 한 번 더, 젝스키스와 H.O.T.가 활동하던 그때 아이돌 그룹은 진지하게(?) 음악을 듣는 이들에겐 불가촉천민 같은 존재였다. 그들의 음악은 늘 쉽게 폄하됐고, 음악시장을 망치는 주범처럼 묘사되곤 했다.

지금이야 아이돌 그룹의 음악도 진지하게 평단의 대상이 되고 그들의 음악을 싸잡아 얕보면 오히려 꽉 막힌 사람으로 몰리기 십상이지만 그때는 그게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돌 그룹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이른바 ‘자작곡’이라는 거였다. “이번 앨범에선 저희가 직접 곡 작업에 참여했습니다!”라는 방송 인터뷰를 우리는 심심찮게 봐왔다. 경력이 쌓여가며 자연스레 생겨나는 음악적 욕심과 우리도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는 걸 봐달라는 인정욕구가 더해진 것이 아이돌 그룹 멤버의 자작곡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그리 성공적이었던 건 아니다. 자연스럽다기보다는 어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노래들은 늘 과잉으로 차 있었다. 이제 막 작곡을 배우기 시작한 이들이 만든 습작 같은 노래도 많았다. 과잉으로 가득 찬 음악에 대한 록 엄숙주의자들의 조롱과 그 안에 깔려 있는 아이돌 그룹에 대한 폄하가 더해져 만들어낸 악의적인 ‘무뇌충’ 캐릭터가 그 시절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리 먼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빅뱅처럼 ‘실력파’를 자청하며 등장한 아이돌 그룹이 자신들의 재능을 증명해 보였고, 아이돌 그룹 일원으로 활동하면서도 독자적 활동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자신의 취향과 세계를 드러내려는 멤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종현(사진)은 이런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아티스트다. ‘가수’와 ‘아티스트’의 차이가 무엇인지 난 잘 모르겠지만, 여전히 이를 구분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도 종현은 아티스트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얼마 전 나온 첫 정규 앨범 <좋아>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종현과 <좋아>가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앞서 길게 말한 그 과잉의 흔적과 인정욕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취향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그는 지금 시대에 귀하게도 ‘앨범’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보여주기 위해 좋게 보이는 것을 전부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앨범에 맞게 일관된 색과 콘셉트를 입히려 했다. 모든 것을 자신이 하려는 우를 범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다른 이들의 도움을 빌릴 줄도 알았다.

<좋아>의 수록곡 <오로라>(AURORA)를 듣는 순간 자연스레 한국의 대표적인 아르앤드비(R&B) 음악가 디즈가 떠오른다. 종현이 만든 곡을 디즈가 편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곡은 종현의 곡이며 디즈의 곡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이 곡이 정말 잘 만들어진 아르앤드비 싱글이라는 것이다. 이런 협업으로 만들어진 좋은 곡들이 앨범에 가득하다. 우리는 좋은 아르앤드비 앨범 하나를 더 얻게 됐다. 그리고 좋은 프로듀서 한 명도 더 알게 됐다.

김학선 음악평론가

 

 

 

[한겨레] [토요판] 이승한의 술탄 오브 더 티브이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28&aid=0002320671&lfrom=twitter

 

 

지난 5월24일 발매된 보이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의 첫 솔로 정규 앨범 <좋아>(2016)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앨범이다. 이제 더는 아이돌 가수가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것이 보기 드문 광경이 아니게 된 시대, 종현이 9개의 수록곡 중 8곡을 자작곡으로 채우고 나머지 한 곡도 직접 작사했다는 점은 새삼스러운 축에도 못 낀다. 그게 자신이 진행하는 <문화방송>(MBC) 라디오 <푸른밤, 종현입니다>의 코너 중 하나로 청취자의 사연을 가사로 받아 작곡을 하는 ‘푸른 밤 작사 그 남자 작곡’을 선보인 바 있는 종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 흥미로운 것은 종현이 얼마나 많은 곡을 작곡했느냐가 아니라, <좋아>라는 앨범이 어떤 구성으로 완성됐느냐다.

“한 명의 캐릭터가 그리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종현이 직접 밝힌 것처럼, <좋아>에 실린 9곡은 모두 일관된 콘셉트와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무겁지 않게 고백하고(좋아), 자신을 미치게 하는 상대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며(화이트 티셔츠),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만큼은 착실히 상대를 따라 궤도를 도는 사람임을 어필한다(우주가 있어). 꿈꾸기만 했던 상대와 함께하게 된 기쁨을 이야기하고(오로라), 무르익어가는 관계 속에서 괜히 상대에게 투정도 부려보다가(드레스 업), 신호등 빨간불에 걸린 찰나의 순간 입을 맞추며 기쁨의 절정을 노래한다(레드. 이상 수록곡 제목). 다양한 톤의 노래들이 모여 묵직한 파스텔톤을 이뤘던 미니앨범 <베이스>(2015)나, <푸른밤, 종현입니다>에서 사연을 받아 작곡한 노래들을 모아 낸 미니멀한 톤의 소품집 <이야기 Op.1>(2015)과는 달리, 사랑에 빠진 남자의 설렘과 행복을 오롯이 그려낸 <좋아>는 소리의 질감에서부터 앨범 아트에 이르기까지 모두 경쾌하고 달콤한 총천연색으로 반짝인다.

 

 

 

 

첫 솔로 정규앨범 ‘좋아’ 발매 눈길
9곡 모두 일관된 콘셉트와 스토리
자신감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시도

사회와 세계 대하는 자세도 진지
그 자신 숭배-멸시의 대상임에도
성전환자 여성에 지지 밝혀 화제

 

 


90년대 말부터 히트곡들만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이 유행을 탔고, 2000년대 들어 음악의 소비가 더는 시디(CD)나 카세트테이프처럼 손에 잡히는 물성을 지닌 매개체가 아니라 곡 단위로 끊어서 유통이 가능한 음원 파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음원 파일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음악 소비의 판도가 바뀐 지금, 이제 단일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듯 앨범 전체를 구성하는 아티스트는 점점 더 만나보기 어려워졌다. 전체 앨범을 구매해서 진득하게 감상해 줄 청자들이 자꾸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 시대에, 종현은 하나의 지향을 가지고 자신이 친구들과 함께 꾸린 작곡팀 ‘위프리키’와 함께 협업하며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단일한 세계관을 완성했다.

청자에게 한 곡 한 곡 단위가 아니라 그 총체로서 앨범을 듣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시도다. 유일하게 작곡에 참여하지 않은 ‘화이트 티셔츠’에 대해 회사가 생각하는 음악적 방향성을 가늠해보고 싶단 생각에 회사에 일임했다는 그의 말에서도 자신감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훔쳐볼 수 있다. 말하자면 그 한 곡으로 앨범의 세계관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이런 자신감의 비결은 무엇일까? 캐스팅이 되던 순간에도 보컬이 아닌 베이시스트로 활약하고 있었던 종현의 탄탄한 음악적 밑바탕도 있겠지만, 내겐 그보단 멈추지 않고 배우며 더 나은 존재가 되려 노력하는 특유의 성실성이 더 눈에 띈다. 이번 앨범이 준비 기간 6개월 만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5년 전에 만들어 뒀던 곡, 3년 전에 만들어 뒀던 곡들을 더해 완성이 된 것처럼, 그의 자신감은 자신의 재능에 대한 과신이 아니라 꾸준히 쌓아 올린 학습의 누적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그의 태도는 단순히 음악을 대하는 자세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세계를 대하는 자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작년 7월, 종현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여성 아티스트 나인과 함께 대화를 나누던 중 “여성은 많은 예술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고 사랑을 받는 축복받은 존재”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어떤 이에겐 무심히 넘어갈 수도 있는 발언일 수 있었겠지만, 듣는 입장에 따라선 여성 멸시와 함께 여성에 대한 남성 본위의 선입관의 거대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여성 숭배의 맥락으로 읽을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인터넷 일각에서 “종현이 여성 비하적인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일었고, 이에 대해 종현은 트위터를 통해 “축복을 받은 존재이고 나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라는 말이 나보다 아래에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영감의 대상은 상하를 막론하고 존재합니다”라고 해명했다. 함께 방송을 했던 나인 또한 트위터를 통해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부정적으로 곡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쩌면 이쯤에서 멈췄다 해도 괜찮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종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종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혹시나 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면 어느 부분이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고, 트위터에서 그에게 ‘이런 부분들이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라고 말을 건 이들에게 먼저 쪽지를 보내 보다 구체적인 대화를 청했다. 긴 대화의 끝에 종현은 이렇게 말했다. “전 그저 궁금했습니다. 어떤 부분이 상처가 됐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 그런 상처를 주지 않을지. 전 스스로 잘못된 사람이라 생각치 않고 누군가 상처 입었다면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유저와의 대화 끝엔 이렇게도 말했다. “배울 게 넘치는군요, 세상엔.” 자신의 발언이 악의를 품지 않았다는 것을 적극 해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발언이 최초 의도와는 무관하게 혹시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는지를 적극적으로 경청했던 것이다.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늘 폭넓게 열어 두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래서 사람은 꾸준히 배움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는 존재라 믿는 사람이 아니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종현 또한 끊임없이 숭배/멸시의 이분법적 대상화가 되는 아이돌이란 사실이다. 2013년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 속에서 한 성전환자 여성이 이중의 편견에 시달리는 자신의 사연을 대자보로 외쳤을 때, 종현은 혹여 자신의 특수한 위치 탓에 상대가 원치 않은 주목을 받게 될까 걱정해 쪽지를 통해 조용히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당사자가 종현의 동의를 얻어 쪽지 내역을 온라인에 공개한 이후 인터넷엔 ‘고작 아이돌 가수가 뭘 안다고 나서냐’는 뿌리 깊은 멸시와, ‘아이돌 가수가 이렇게 깊은 식견을 가지고 있다니’라는 아이돌 전반에 대한 비하에 기반한 감탄이 경쟁하듯 이어졌다. 그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사려 깊은 행동을 해도, 그 모든 행동이 ‘아이돌’이라는 프리즘을 거치는 순간 곡해되거나 뒤틀린 숭배의 대상이 된다. 최근 종현의 솔로 행보를 두고 많은 언론이 ‘탈아이돌급’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아이돌은 보통 이 정도 수준의 음악적 성취에 이를 수 없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종현은 이렇게 자기 자신도 어떤 이분법적 대상화를 피할 수 없는 위치에 서 있으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힘주어 이야기하기 위해 타인의 고통을 무시하지 않는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도 쉽게 갖추기 어려운 덕목이다.

 

과거 종현의 2013년 ‘안녕들 하십니까’ 연대 발언을 접하는 대중의 반응에 대해 쓰며 나는 이 지면에서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할 기회는 앞으로도 충분할” 것이라 말한 적 있다.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종현은 매력적인 아이돌이자 음악적 야심이 탄탄한 아티스트이고, 자신이 틀렸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성실하게 배움을 멈추지 않는 시민이다. ‘탈아이돌’이나 ‘아이돌치곤 놀라운’ 따위의 수식이 필요치 않은, 그저 온전히 그 자신으로 탁월한.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60602

 

 

'좋아 (She is)'를 시작으로 'White T-Shirt'를 거쳐 '우주가 있어 (Orbit)'에 이르기까지, 초반부 3연타를 맞고 일단 휘청거림을 느꼈다.

 '좋아 (She is)'에서는 펑키(funk)한 슬랩 베이스와 최신의 일렉트로 비트를 멋들어지게 결합한 뒤 그 위를 자신만만 보컬로 활강하듯 오르내리고,

'White T-Shirt'에서는 이미 충만해진 자신감을 'White T-Shirt'라는 오브제를 활용해 더 높은 설득력으로 일궈낸다.

뭐랄까. 흥겨운 피아노 연주와 부러 과장한 듯 부풀린 보컬 컬러, 트로피컬 하우스에서 영감을 수혈해온 비트 등이 정확한 포인트에서

딱 맞아떨어졌을 때에야 만들어질 수 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가 있어 (Orbit)'은 또 어떤가. 저 멀리서 마치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혼 섹션은 곡의 농염한 느낌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여기에 강렬한 일렉트로/알앤비 비트가 더해지면서 더욱 끈적하고, 찐한 무드를 연출해낸다.

이 외에 트랩이 가미된 'Dress Up', 레트로한 지향을 추구한 'RED', 다운 템포 알앤비 'Moon' 등이 말해주듯이

종현은 수많은 최신 장르를 오가면서 듣는 이들에게 '현대성'을 느끼게 해주는, 몇 안 되는 메인스트림 싱어송라이터가 되어가고 있다.

언제쯤 그의 결과물에 좋지 않은 평가를 할 수 있을지, 내가 다 궁금해지는 음반.

(by. 배순탁)

 


이 앨범에 대한 배순탁 작가의 글을 읽었다. 짧지만 할 말은 모두 담은 평이었다.

글의 논지에 대부분 동의하기도 한다. 그래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준비했다. 나 역시 이 앨범이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이 있어 가능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자본만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앨범 수록곡 중에서도 'AURORA'는 특히 더 귀에 들어온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한국의 알앤비와 소울이 언젠가부터 SM 엔터테인먼트에 상당 부분 빚(?)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SM에서 탄생한 알앤비/소울 명작은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도 여럿이다. 샤이니의 '닫아줘 (Close the Door)', 태민의 'Ace', 종현의 'NEON'과 'AURORA' 등등.

많은 이가 SM에서 발매한 앨범을 들을 때 일렉트로닉/댄스/팝 같은 키워드에 집중하겠지만 나의 눈은 언제나 '흑인음악의 흔적'에 쏠려 있다.

이런 의미에서 'AURORA'는 또 하나의 네오 소울 명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노래들 뒤에 숨어있는 진보나 디즈(Deez) 같은 뮤지션의 존재도 함께 기억해야 마땅하다.

(by. 김봉현)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6052910037268506

 

 

 

 

 

 

2015년 초 샤이니 멤버 종현의 솔로 미니앨범 [Base]로 시작하여 현재까지 그와 관계된 음악적 결과물을 정리해보자.

우선 샤이니의 네 번째 앨범과 리패키지가 있었다. 가을에는 MBC 라디오 [푸른밤 종현입니다]의 프로젝트 코너에서 만든 자작곡을 모은 [이야기 Op.1]이 나왔다.

연이어 Mnet [라이브커넥션]에서 만든 노래들이 등장했다. 해를 바꿔 지난 3월에는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음원 프로젝트인 ‘STATION’의 일환으로

헤리티지와 함께한 ‘한마디(Your Voice)’를 발표했다. 그리고 5월에는 첫 정규앨범 [좋아]가 나왔다. 동시에 그는 매일 방송되는 라디오 DJ이면서,

당연히 그 외의 공연과 해외활동을 병행한다. 종현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인기 아이돌이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그의 생산성은 충분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종현은 정규앨범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음악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계속 높여나가는 중이다. 그는 샤이니 내부를 중심으로 꾸준히 가사 작업에 참여해왔고,

아이유와 손담비 같은 소속사 외부의 아티스트와 작업하며 자신의 곡을 선보였다. 일종의 1차 결과물과 같았던 [Base]는 콘셉트와 캐릭터를 바탕으로 하는 아이돌 문법과

매끈하게 완성된 최신 트렌드의 음악을 결합했고, 그 두 가지의 완성도가 모두 담보되었다는 측면에서 SM, 샤이니, 그리고 종현에게만 가능한 무엇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다.

여기에 [이야기 Op.1]을 거치면서 송라이터로서의 위치는 공고히 했다. 그리고 [좋아]는 여기에 이르는 모든 이야기의 총합처럼 보인다.

[Base]의 어두움과 달리 네온 컬러가 폭발하면서도, 모든 미덕을 유지한다.

 

 

 

그런데 여기부터 종현을 따로 주목할 이유가 생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스스로 앨범에 대해 밝힌 바와 같이,

미니앨범 [Base]가 방향성이라면 정규앨범 [좋아]는 스토리텔링이다. 그는 하나의 캐릭터가 일관성을 가지고 앨범 전체를 관통하기를 원했고,

그 과정에서 각 트랙의 장르와 스타일에 따라 적합한 이들과 협업했다. 아이돌의 훈장처럼 여겨지는 공헌도가 아니라 최종 결과물이

잘 나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다행스럽게도 그 고민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자원을 누렸다. 그래서 한 트랙 정도는 회사가 자신을 두고

생각하는 바를 알아보고 싶어서 전적으로 맡겼다는 발언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개인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실현하는 회사도.

 


요컨대 [좋아]에는 아이돌 솔로 앨범 발매에 관한 보도자료나 인터뷰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이 없다. 대중은 타고난 재능과 매력에 감탄할 수 있다.

그것이 연습과 훈련과 노력으로 갈고 닦아져 기예의 수준에 이르렀을 때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돌 산업의 어느 한구석에서,

창작자로서의 성실함과 자신의 이름으로 나온 결과물에 대한 고민을 모두 갖춘 이를 만나는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심지어 그가 자신이 속한 시스템에서 활용 가능한 부분을 영리하게 다룰 줄 안다면, 반복이나 종합이 아니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SM, 샤이니, 그리고 종현에게만 가능한 무엇을 계속 기대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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